Big Baby DRiver
38,000km 너머의 빅베이비
빅베이비드라이버는 싱어송라이터 최새봄의 솔로 프로젝트이다. 빅베이비는 그녀가 즐겨 연주하던 어쿠스틱 기타의 모델명이다. 빅베이비드라이버의 목소리는 손에 잡히지 않아 인상에 깊게 새겨진 구름과 같다. 그녀는 사랑해마지 않는 어쿠스틱 기타와 함께 따분한 인생의 고비를 맞이한 당신에게, ‘나도 그래’라고 공감의 노래를 부른다. 그리고 지금 그 노래들이 모여 당신 그리고 우리들을 위한 사운드트랙이 된다.
최새봄이 빅베이비드라이버 이전에 활동했던 밴드 아톰북은 2002년 데뷔 EP [Hello?]를 발표하고, 2008년 정규 1집 [Warm Hello from the Sun]을 발표했다. 2009년 드라마 ‘트리플’에 “Every Place is your Playground”가 삽입되고, 2010년에는 일본에 라이선스 발매가 되기도 했다.
포크, 블루스, 올드팝에 대한 최새봄의 사적인 취향이 보다 많이 드러나는 빅베이비드라이버는 2011년 셀프타이틀 데뷔앨범을 발표했다. 터벅터벅 걸음걸이를 닮은 어쿠스틱 기타의 핑거링과 그녀의 목소리가 만나면 빅베이비드라이버의 노래가 완성된다. 1집 [Big Baby Driver]의 지향은 “You Gonna Quit Me Blues”의 커버버전에 담겨 있다. 20세기 초 블루스/랙타임 싱어이자 기타리스트였던 블라인드
블레이크(Blind Blake)의 원곡을 빅베이비드라이버는 자기 맘대로 연주하고 있다. 이어지는 “38,000km 너머의 빅베이비” 역시 기타를 잘 치기 위해 하늘의 별이라도 따야 하는 그녀의 심정이 담겨있다(이 곡은 최새봄이 베이시스트로 참여했던 오르겔탄츠 앨범에도 수록되었다).
빅베이비드라이버는 1집 이후 “신사의 품격”, “상속자들”, “7급공무원”, “드라마의 제왕”, “연애조작단, 시라노”, “앙큼한 돌싱녀” 등 여러 드라마 OST에 참여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 특히 “Spring I L:ove You Best”, “You Are Everywhere”, “Here For You”, “A Stranger” 등의 곡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큰 환영을 받았다. 2013년 5월 인도네시아의 사랑스런 인디팝 밴드 모카와 콜라보 싱글도 발표했다.
2014년 발표한 빅베이비드라이버의 2집 [A Story of a Boring Monkey and a Baby Girl]은 누군가에게 말을 건네는 음반이다. 실속 없는 겉치레와 위로, 이미 수도 없이 들어 더 이상 힐링되지 않는 명언 등등 다 필요 없이, 맘 편할 때까지 이야기를 들어주는 친구처럼 노래가 흐른다. 2집 [A Story of a Boring Monkey and a Baby Girl]에는 포크, 컨트리, 어쿠스틱 블루스, 인디팝을 넘나드는 13곡을 담겼다. 경쾌한 포크록 넘버 “Baby You”로 시작하여 차분히 침잠하는 슬로-코어 성향의 “Before It’s Too Late”로 마무리된다. 흔쾌히 춤을 출 수 있는 “언젠가 그때까지”와 포크의 서정이 싸이키델릭에 이르는 “아무렇지 않은 듯 뒤돌아서서 그냥 그렇게 떠나버렸네”는 3년 동안의 변화한 지점을 드러낸다. 13곡 40여분의 러닝타임, 그 사이로 사랑하고 흠모하고 그리워하는 우리네 풍경이 스쳐간다.
2017년에는 첼리스트 이혜지와의 콜라보 EP [Big Baby Driver X E Hyeji]를 발표했다. 다양한 장소에서 함께 공연을 한 이 둘은 자연스럽게 앨범 버전과 다른 라이브 편곡을 가지게 되었다. 지금 발표하는 [Big Baby Driver x E Hyeji] EP는 이 둘의 연주와 목소리를 간결하게 담은 음반이다. 어쿠스틱 기타, 첼로, 보컬만으로 편곡된 6곡이 담겨 있다. 오버더빙 없이 라이브 하듯 룸 안에서 함께 서로의 음과 터치에 영향을 주고받으며 어쿠스틱 기타와 첼로를 함께 연주했다.
빅베이비드라이버는 2020년 3월 레이블에서 독립해 스스로 프로듀싱에서 제작까지 도맡아 한 정규 3집 [사랑]을 발표했다. [사랑]은 모든 곡의 가사를 한글로 쓴 첫 음반이다. 가장 흔하면서도 가장 특별한 감정이자 관계인 '사랑'이라는 이름 아래 묶인 열 개의 노래를 통해 빅베이비드라이버는 친구일수도 연인일수도 반려묘일수도 있는 다양한 상대방에게 사랑의 감정을 전한다. 그리고 같은 해 8월 첼리스트 이혜지와 함께 [사랑]의 속편 격인 EP [사랑, 끝이 없네]를 발표했다.
김민규(일렉트릭 뮤즈 대표)